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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k

“거울아. 거울아. 이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 누구지.”

거울은 대답할 수 없었다. 그가 원하는 대답을 알고 있기 때문에. 

“……”

윤수는 대답을 하지 않는 거울에 방금까지 쓰고 있던 잉크병을 던졌다.  병 안에 들어있던 붉은 잉크는 깨져버린 거울 유리 사이에 스며 들다가 방울을 길게 떨어뜨렸다. 

“제일 비슷한 색이었는데.”

뭐 어쩔 수 없지. 윤수는 거울에게 돌아서며 코트를 어깨에 걸쳤다. 책상 위에 나열되어 있는 잉크병들을 바라보다 비어있는 잉크병을 들어 올렸다. [한채아]라고 쓰여있는 작은 병. 그 안에는 아주 조금. 털어내면 한 방울 나올까 말까 한 붉은색이 담겨 있었다.

 

 

 

조향사. 후각이 예민했던 그는 체향에 맞는 향수를 만들었다. 

한 고객. 한채아의 향수를 만들던 도중 그녀의 피를 맡게 되었고 그 후 더는 향수를 만들 수 없었다. 향에 담긴 달콤함을 잊을 수 없어 더는 다른 향을 맡을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너무나도 예쁜 색이어서. 소유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채아의 피 한 방울을 조심스럽게 병에 쓸어 담아 기억을 토대로 피의 색을 만들어 잉크병을 채웠다. 하지만 그때 느꼈던 한채아의 피를 재현할 수 없었다. 

반짝이고 투명했던 피는 한채아만의 것. 

다른 이의 피로는 원하는 잉크를 만들 수 없다. 

 

 

 

“거울아. 거울아. 이 마을에서 가장 피가 아름다운 사람이 누구지.”

거울은 바닥에 누워있는 시체들을 유리로 통해 비쳐 보았다. 

윤수의 입술이 원하는 대답은 한채아. 

혹은 한채아와 가장 비슷한 피의 색을 가진 그 누군가. 

 

 

 

거울은 코트를 어깨에 걸치며 몸단장을 하는 윤수에게 물었다. 

“어디 가게?”

윤수의 손에는 그녀의 체향에 맞는 향수와 그녀의 피의 향을 담은 향수가 들려 있었다. 하나는 채아를 찾았을 때 완성된 향수를 건네주려는 거겠지. 또 하나는. 아마도. 

“슬슬 한채아를 찾으러 가야지. 애꿎은 사람들만 해칠 순 없잖아.”

윤수는 빙긋 웃으며 발밑에 놓인 누군가의 손을 구둣발로 걷어 차버렸다. 

“그 누구도. 네가 아름답다 말한 어떤 누구도 달콤하지 않았으니까.”

“… 다녀와.”

 

 

 

 

감정 하나 가르치지 않은 거울은 제 안에 품고 있던 채아를 지켜보았다. 

내가 숨기고 있는 한. 

박윤수. 당신은 한채아를 절대 찾아내지 못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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