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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가

토닥토닥. 

토닥토닥. 

잘 자라. 우리 아가. 앞뜰과 뒷동산에. 

 

“…음.”

잠에서 뒤척이면 노랫소리는 끊긴다. 항상 잠들고 나면 느껴지는 토닥임.  그리고 자장가. 자장가의 가사는 이어지지 않는다. 

 

 

채아는 어릴 때부터. 

아마도 엄마와 아빠를 잃고 할머니와 지내고 난 다음부터. 

집에 있는 사람이라고는 언니와 할머니 뿐. 하지만 자장가를 불러주며 배를 토닥이던 목소리는 들어본 목소리가 아니었다. 그냥 머릿속에 가사가 박혀 잠결에 따라 부르고 싶은 목소리. 

배 위에서 느껴지는 토닥임은 오히려 따뜻해서 무섭다 느끼지 못했다. 

“엄마가 보고 싶어.”

아마도 먼저 하늘로 떠난 엄마가 찾아와서 토닥이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믿고 싶었다. 

알고 나면.

잠에서 깨어나 존재를 알게 되면 그 따뜻함 마저 잃게 될까 무서워서. 

 

 

 

토닥. 

토닥. 

토닥. 

 

 

잘 자라. 우리 아가. 

앞뜰과 뒷동산에. 

 

 

 

[죽여줄까]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깬 채아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또렷하고 또박또박한 말투. 굵지도 얇지도 않은 목소리였다. 

생생하게 들린 목소리에 소름이 끼쳐 처음으로 무서워졌다. 

다른 의미로 눈을 뜨기 싫어졌다. 잠에서 깨어나 존재를 알게 되면 따뜻했던 기억조차 거짓이 되어 버릴까 봐. 

 

왠지 잠이 들면 안될 것 같았다. 그래서 자리에서 일어나 괜히 물건을 정리하고 핸드폰을 보면서 잠에 취하지 않도록 노력했다. 

 

 

깜빡. 

잠시 기억이 끊겼나. 잠시 졸았나. 눈을 살짝 감았던 것 뿐인데 얼마의 기억이 날아간 것 같았다. 분명 책상 앞 의자에 앉아 있었던 것 같은데 침대에 눕혀져 있었고 손은 가지런히 배 위에 모여 있었다. 

‘뭐지. 언제 누웠지.’ 하고 생각하면서 감았던 눈을 뜨는 찰나 누군가의 손에 의해 눈앞이 가려져 버렸다. 

 

 

[방에서 들려오는 재미난 이야기만 적막을 깨뜨리네]

“… 누구세요.”

 

차디찬 손바닥에 얼굴이 얼어 붙는 것 같았다. 누구인지 모르는 아니. 이 집에 있어서는 안될 존재로 인한 공포로 인해 얼어 붙었을지도 몰라. 

 

[알려줄까]

눈을 가렸던 손바닥을 거두자 눈꺼풀로 스며 들어오는 빛 사이의 존재와 눈을 마주한 순간 채아는 기절하듯이 쓰러져 버렸다. 

 

 

[아직 노래가 끝나지 않았어]

축 늘어진 손목을 들어 올렸다. 채아의 배 위에 톡. 톡. 토독. 토독. 누구의 것인지 모르는 뜨거운 피가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져 이불을 적셨다. 

한 번도 나의 존재를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은 우리 아가. 

그는 채아의 머리를 쓸어주다가 눈꺼풀 위로 손바닥을 올린다. 

 

 

아가야.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줄까. 

나와 처음으로 마주한 너의 눈은 피의 색을 닮았어. 

언젠가 네가 나의 목소리를 기억하는 날. 

그날은 네 인생에서 전환점이 될 거야.  잘 기억해 둬. 

 

 

 

 

잘 자라 우리 아가 

앞뜰과 뒷동산에 새들도 아가 양도 다들 자는데

달님은 영창으로 은구슬 금구슬을 보내는 이 한밤

잘 자라 우리 아가 잘 자 거라

온 누리는 고요히 잠들 때 선반의 생쥐도 다들 자는데 

뒷방서 들려오는 재미난 이야기만 적막을 깨치네

잘 자라 우리 아가 잘 자 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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